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 (27·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투수 겸 타자’로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오타니 쇼헤이가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리그(MLB) 40홈런을 터뜨리는 등 투타에서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오타니는 한국 시간으로 19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MLB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방문 경기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상대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 겸 1번 타자로 출전했습니다. 이날 오타니는 시즌 8승과 40홈런 달성에 모두 성공하며 뜻깊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투수 오타니는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8이닝 6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습니다. 올 시즌 최다인 8이닝을 소화하며 디트로이트 타선을 꽁꽁 묶었습니다. 5회말 윌리 카스트로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이 이날 오타니의 유일한 실점이었습니다.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6개를 내줬지만, 볼넷은 던지지 않고 삼진 8개를 잡았습니다. 구속은 최고 시속 159㎞에 달했습니다. 에인절스의 3-1 승리를 이끈 오타니는 시즌 8승째(1패)를 달성했습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93에서 2.79로 내려갔고, 6월 이후 등판 11경기에서 7승 무패를 기록했습니다.

8이닝은 오타니의 MLB  한 경기 최다 이닝 신기록입니다. 2018년 5월 21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7⅔이닝(2실점)이 기존 최다 이닝이었습니다. 올해는 3차례 7이닝까지 던졌고, 오타니는 90개의 공으로 8이닝을 막았습니다. 이 가운데 69개는 스트라이크입니다. 9회에는 마무리투수 라시엘 이글레시아스가 무실점 투구로 시즌 27호 세이브를 챙겼으며 오타니는 이날 투수로만 활약한 것이 아닙니다.

타선에서도 오타니는 기어코 홈런을 뽑아냈습니다. 앞선 세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내지 못한 오타니는 8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네 번째 타석 때 장타를 날렸습니다. ‘투타 겸업’을 하는 오타니는 1번 타자로도 출전해 4타수 1홈런 1타점 1득점 1삼진을 기록했습니다. 시즌 타율은 0.269입니다. 오타니는 7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8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날렸습니다. 오타니의 시즌 40호 홈런입니다. 오타니는 올해 MLB에서 처음으로 40홈런 고지를 밟으며 이 부문 2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35홈런)와 격차를 5개로 벌렸습니다.

오타니는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그 타자 최다 홈런 신기록도 계속 작성 중입니다. 오타니는 지난달 32호포를 쏘면서 마쓰이 히데키(2004년)의 31홈런을 넘어 아시아 타자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썼고, 1982년 레기 잭슨(39홈런)을 넘어 에인절스 소속 좌타자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세웠습니다. 참고로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된 1973년 이후 아메리칸리그 (AL)에서 한 경기 8이닝 이상, 1홈런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오타니가 존 갈런드(2006년), 크리스 벤슨(2006년), 보비 위트(1997년) 이후 4명째입니다.

올해 유력한 아메리칸 리그 MVP 최우수선수 후보로 꼽히는 오타니는 홈런 기세를 이어간다면 2000년 47홈런을 친 트로이 글라우스를 이어 에인절스 소속 AL 홈런왕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이날 경기에 대해 오타니는 “끝까지 가지 않는 한 나는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라고도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약간 피곤함을 느꼈고, “우리에게는 훌륭한 마무리투수 이글레시아스가 있다”면서 완투에 도전하지 않았지만 괜찮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도 오타니를 9회에도 올리는 것을 고려했지만, “오타니가 약간 피곤해보였다”며, 오타니에게 피로를 주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었다며 8이닝 90구만에 강판시킨 이유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매든 감독은 “오타니는 특별한 선수”라며 오타니가 MVP뿐 아니라 아메리칸 리그 사이영상도 노릴 수 있다며 기대했습니다.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사이영상 후보라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매든 감독은 “당연하다”고 답했고, 그는 “오타니는 모든 상들의 후보가 될 수 있다”며 오타니의 다재다능함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한편, 오타니는 이날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질문에 아시아인 영어 발음을 흉내내며 답한 디트로이트 해설가 잭 모리스에 대해서는 “영상을 보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불쾌하게 느끼지 않았고, 개인적인 감정도 없다”고 답했습니다. 오타니는 “모리스는 명예의 전당 멤버이고, 야구계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다. 어려운 자리”라며 생각을 더했습니다.